[받아들이기의 놀라운 효과 3]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깊고 편안한 인연의 비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깝게 지내는 동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상대방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그가 내 뜻대로 바뀌기를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왜 저 사람은 내 마음을 몰라줄까 혹은 저 습관만 고치면 완벽할 텐데라는 생각은 관계를 갉아먹는 갈등의 시작점이 됩니다. 서로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던지는 조언은 잔소리가 되고 이는 곧 반복되는 싸움의 패턴으로 굳어지기 마련입니다. 오늘은 관계의 고통을 끝내는 가장 강력한 열쇠인 받아들이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인정


우리가 그토록 상대방을 내 입맛에 맞게 개조하고 싶어 하는 심리적 이유

사람이 타인을 바꾸려고 하는 기저에는 몇 가지 복합적인 심리가 깔려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높은 기대치와 비교하는 마음입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과 실제 상대의 모습을 비교하며 그 간극을 메우려 합니다. 또한 통제 욕구 역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상대방의 행동이 내 예측 범위 안에 있어야만 안전함을 느끼는 심리적 방어 기제입니다.

하지만 타인을 내 뜻대로 조정하려는 시도는 대부분 실패로 돌아가며 오히려 상대방에게 거부감과 반발심만 심어줄 뿐입니다. 결국 상대를 바꾸려는 노력은 사랑의 표현이 아니라 나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이기적인 욕심일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흔히 타인의 변화가 나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나의 통제 욕구가 좌절될 때 생기는 분노를 견디지 못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저항을 멈추고 있는 그대로 수용할 때 관계에 찾아오는 마법 같은 변화

상대방의 성격이나 가치관 그리고 고유한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하는 순간 관계의 온도는 급격히 변합니다. 수용은 상대의 모든 행동에 찬성한다는 뜻이 아니라 저 사람은 저런 사람이다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저항을 멈추면 무엇보다 갈등의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내가 상대를 고치려 들지 않으니 상대방도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서로 사이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고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비난과 수정의 눈길이 사라진 자리에는 이해와 공감의 싹이 트기 시작합니다. 상대를 변화시켜야 할 과업이 아닌 함께 걸어갈 동반자로 인식하는 순간 마음의 긴장이 풀리며 진정한 친밀감이 형성됩니다.


현실적인 사례로 보는 관계 회복의 지혜 연인 사이의 연락 문제

연락 횟수를 두고 자주 다투는 연인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연락을 사랑의 척도로 여기고 다른 한 사람은 연락보다 개인의 시간을 중시합니다. 연락을 더 원하는 쪽이 상대를 바꾸려고 연락 좀 자주 해라고 독촉할 때 상대는 이를 압박으로 느끼고 더 멀어지려 합니다.

하지만 연락 방식의 차이를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받아들이고 아 저 사람은 자기 집중 시간이 필요한 기질이구나라고 인정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독촉 대신 나는 연락이 적을 때 조금 외로움을 느껴라고 자신의 감정을 담백하게 전달하게 되고 상대 역시 압박감이 사라진 상태에서 자발적으로 배려할 마음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억지로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수용을 통해 만들어진 여유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받아들임이 가져다주는 심리적 자유와 관계의 확장

상대를 수용하면 비단 관계만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를 바꾸기 위해 쓰던 엄청난 심리적 에너지가 온전히 나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누군가를 감시하고 평가하며 교정하려 애쓰는 과정은 엄청난 피로를 동반합니다. 그 에너지를 회수하여 나의 성취와 평온에 집중할 때 우리는 비로소 관계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자아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용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의 폭도 넓어집니다. 내 기준에 맞는 사람만 곁에 두려 하면 주변은 점점 좁아지지만 나와 다른 타인의 존재 방식을 인정하면 세상 모든 사람이 배움의 대상이 됩니다. 서로의 다름을 메우려 하기보다 그 차이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관점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통제가 아닌 이해를 선택할 때 관계는 비로소 자유로워집니다

결국 관계에서 가장 편안한 상태는 서로가 서로에게 무언가가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상대를 바꾸려는 노력을 멈추고 그 에너지를 상대를 이해하는 데 사용해 보십시오. 내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타인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뿐입니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그를 방임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겠다는 고귀한 선언입니다.

이 존중이 바탕이 될 때 비로소 관계는 억지스러운 노력 없이도 깊고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한 번 떠올려 보십시오. 그에 대해 고치고 싶었던 점을 잠시 내려놓고 그가 가진 고유한 빛깔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연습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당신의 너그러운 수용이 딱딱하게 굳어 있던 관계의 얼음을 녹이는 따뜻한 봄볕이 되어줄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타인뿐만 아니라 부족한 나의 모습과 지나온 일상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법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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