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지마라, 더 아프다. 친구처럼 아픔 곁에 있어라
누군가 아프다고 말하면 우리는 반사적으로 위로의 말을 건넵니다. 괜찮아질 거라고, 별일 아니라고, 시간이 지나면 잊힐 거라고요. 그런데 정작 그 말들이 상대의 아픔을 진짜로 덮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픔은 덮는다고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덮인 채로 조용히 곪아갑니다. 이건 다른 사람의 아픔뿐 아니라 나 자신의 아픔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도 자주 이런 말을 건네거든요. 신경 쓰지 말자고, 별일 아니라고,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요. 오늘은 아픔을 피하지 않고 곁에 서는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왜 우리는 아픔을 덮으려 할까요 아픔을 똑바로 바라본다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 아픔이 어디서 왔는지, 왜 이렇게 아픈지 들여다보다 보면 잊고 싶었던 기억이나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감정과 마주치게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그 순간을 피하려 합니다. 바쁘게 지내거나,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애써 괜찮은 척하면서요. 일이나 취미에 몰두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그것이 감정을 마주하지 않기 위한 도피처가 되어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회피는 순간의 고통을 잠시 미뤄줄 뿐,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덮어둔 아픔은 없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납니다. 갑작스러운 짜증, 이유 모를 무기력함, 사소한 일에도 크게 흔들리는 마음처럼요. 마치 잘 아물지 않은 상처에 반창고만 붙여두면,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안에서는 계속 곪는 것과 비슷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질 거라 믿었던 아픔이, 사실은 계속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에요. 몇 년 전 일인데도 비슷한 상황만 마주하면 유독 예민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그건 그때의 아픔이 제대로 마주해지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 있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바로 바라볼 때 비로소 줄어드는 아픔 심리학에서도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오히려 그 감정의 강도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