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명상하다 울게 될까요, 눈물이 알려주는 것들
그날은 특별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앉은 게 아니었습니다. 평소처럼 방석 위에 앉아 눈을 감고,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 그냥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가슴 언저리가 답답하게 조여오는 느낌이 올라왔습니다.
처음에는 그 느낌을 밀어내고 싶었습니다. 명상 시간에 이런 불편한 감정이 올라오면, 대개는 얼른 지나가기를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그날은 조금 다르게 해보고 싶었습니다. 밀어내지 않고, 그 답답함이 정확히 어디에서 느껴지는지 가만히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가슴 한가운데가 꽉 막힌 것 같았습니다. 무언가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눌려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름을 붙이려 하지 않고, 그냥 그 감각 자체에 머물러보았습니다. 답답하면 답답한 대로, 무거우면 무거운 대로 두었습니다. 그렇게 몇 분쯤 지났을까요, 갑자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놀랍게도 슬픈 기억이 떠올라서 운 게 아니었습니다. 특정한 생각이나 장면이 지나간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 감정을 바라보고 있었을 뿐인데,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습니다. 억지로 참지 않고 그대로 흐르게 두었습니다. 눈물은 한참을 흘렀고, 흐르는 동안 이상하게도 마음은 점점 편안해졌습니다.
명상이 끝나고 눈을 떴을 때, 가슴이 뻥 뚫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답답하게 눌려 있던 자리가 이상하리만치 시원했습니다. 몸이 가벼워진 것 같기도 했고, 머릿속도 맑아진 느낌이었습니다.
감정을 알아차린다는 건, 그 감정을 없애려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함께 있어주는 일입니다. 눈물은 그 감정이 마침내 자기 존재를 알아봐줬다는 걸 느꼈을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반응일지도 모릅니다.
돌이켜보면 그 답답함은 아마 오래전부터 마음 한구석에 쌓여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감정을 느낄 틈도 없이 지나쳐버리는 날들이 많습니다. 불편한 감정일수록 더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밀어내기 쉽습니다. 그런데 그날 명상에서는 처음으로, 그 감정을 밀어내지 않고 옆에 앉아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눈물이라는 방식으로 응답한 것 같았습니다.
명상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중에는, 앉아 있다가 갑자기 눈물이 나거나 감정이 올라오면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이래도 되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잘못된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음이 스스로를 정리하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껴본다는 건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보통 불편한 감정을 빨리 없애고 싶어 하지, 그 감정 안에 가만히 머물러보는 연습은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경험은, 감정을 없애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려줬습니다. 그저 알아차려주고,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정은 스스로 풀려나갈 자리를 찾는 것 같았습니다.
혹시 명상 중에 예상치 못한 눈물이나 감정이 올라오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그건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니라,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감정 하나가 드디어 알아봐달라고 손을 든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그 순간을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함께 있어주시면, 그 감정도 언젠가는 스스로 자리를 찾아 흘러갈 거라 생각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